고독한 미식가 탐방 시즌4 4화 고미야 편

Posted by EToNa
2014. 12. 9. 00:09 맛집/고독한 미식가

2014. 11. 28

 

오늘은 예전부터 마음먹고 멀리가자고 생각한 날이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탐방에 있어 가장 힘든점은

 

시간도 요리 가격이나 양도 아닌 차비입니다

 

일본의 살인적인 교통비

 

그렇기 때문에 도쿄 23구를 벗어난 최외각이나 다른 지방은

 

가게 하나를 찾아가기 위해 이동하기는 정말 힘들지요

 

그래도 이번에 소개할 가게는 몇 안되는 야키니쿠점으로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 찾아가보자하고 계획을 오래전부터 세웠습니다

 

계획은 타치카와역에 있는 쇼와키넨공원에 은행나무 출사를 겸해

 

이동하면 비싸게 이동하더라도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낮에는 출사를 마치고 이동하여 저녁에 찾아간 가게는

 

고독한 미식가 시즌4 4화에 소개된 야키니쿠 전문점 다이코엔(大幸園)

 

늘 같이 다니던 친구도 오고싶다곤 했지만 역시 거리도 멀고

 

조금 더 늦으면 쇼와키넨공원에 은행나무 잎이 다 떨어진 후 일지도 몰라서

 

같이 시간 맞춰서 오기 힘들었습니다

 

 

- 도쿄도 하치오지시 코미야의 안심갈비와 스키야키풍 등심 -

 

 

http://www.tv-tokyo.co.jp/kodokunogurume4/story/story04.html

 

공식사이트 스토리 정보

 

 

고로상이 고미야(小宮)역에 도착하고 보는 풍경입니다

 

도쿄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시골풍경입니다

 

고로상도 쪽지를 펴들고 이리저러 길을 찾으려 열심히 둘러보지요

 

 

코미야역은 정말 작은 역입니다

 

나중에 지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JR의 주된 라인에서

 

JR하치코 선으로 환승하여 와야하는데

 

이 열차의 배차간격이 30분 이상씩 입니다

 

여유를 두고 타치카와에서 출발해서 다행이지

 

만일 조금 더 늦었으면 가게가 금방 만석이 되기에 큰일날 뻔 했습니다

 

 

고객이 고기도시락을 먹는 것을 보고 야키니쿠가 먹고싶어진 고로상

 

'하치오지에 돌아가는게 좋을라나'

 

이자카야같은 곳에서 나오는 고기가 아닌

 

야키니쿠 전문점은 그리 흔한게 아니기 때문에

 

고로상은 하치오지역으로 돌아가서 찾아볼까 생각하며

 

이 길을 빠르게 걸어 돌아옵니다

 

그만큼 코미야역은 매우 별볼 일 없는 역이라는 걸 의미하기도 하지요

 

'조금만 더 가면 역이야'

 

 

'이런 곳에 고기집이 있었어? 전혀 몰랐다'

 

고로상은 이 가게 옆에서 고객을 기다리며 서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눈치채지 못하고 하치오지를 가려고 했으니

 

이 가게의 간판을 보고 저런 대사가 나오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야키니쿠 전문점 다이코엔(大幸園)

 

고로상은 저 왼쪽 우체통 옆쪽에서 고객을 기다리지요

 

 

저는 고로상's Selection을 메모장에 적어갑니다

 

그런데 이 가게는 친절하게도 가게 한쪽에 큼지막하게 붙어놓았네요

 

시즌4라 방영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기도 했지만

 

일단 히든 맛집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집은 아닌 것 같고

 

사진촬영에 문제가 없는 분위기라 조금은 안심했습니다

 

 

벽면에 메뉴가 붙어있습니다

 

물론 자리에 메뉴판도 있구요

 

경험상 시즌3, 시즌4에 방영된 가게는 오픈시간 이후

 

30여분정도면 만석이 되기도 하고

 

예약으로 꽉차버리기도 해서

 

저는 시간도 꽤 남아 20여분정도 가게 앞에서 계속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카운터석에 혼자 앉을 수 있었는데

 

반정도는 예약이 차있었고, 바로 두팀정도 들어와서 만석이 되었습니다

 

추웠는데 앞에서 기다리길 잘 했네요

 

평일에도 이정도니 방영보다는 일단 동네분들에게 유명한 맛집같습니다

 

 

족발(豚足) 700엔

 

고로상처럼 저도 망설이지 않고 일단 족발부터 시켰습니다

 

이렇게 갈색의 뼈와 함께 나오는 족발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새삼스레 반가웠습니다

 

뼈를 들고 우걱우걱 뜯어 먹었습니다

 

고로상도 양손으로 뼈를 잡고 뜯어 먹으며 다 먹고나서

 

'아쉬워라, 나는 지금 개야'라는 명대사를 남기죠

 

부드럽고 간도 양념도 알맞게 딱 베어있고

 

쫄깃쫄깃 탱탱한게 역시 족발입니다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구워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역시 이런건 따라서 구워먹어줘야 제맛

 

큰 카메라들고 고로상이 시킨 메뉴를 따라서 시키는 걸 알아차렸는지

 

주문하기도 전에 앞 그릴 불을 켜주시네요

 

구워먹으면 더 연하고 부드러워지는 점이 좋지만

 

일단 따뜻하게 먹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네요

 

하지만 굽기가 그리 쉽지는 않아요

 

빠르게 달라 붙기 때문에 사진 몇 장 찍으면 눌러붙어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고로상도 허우적 뒤적뒤적 굽지요

 

빠르게 뒤집어서 따뜻한게 열기가 스며드면 바로 드시면 되겠습니다

 

맛은 누린내, 비린내도 없고, 간도 짜지 않고

 

초된장(초고추장같은 소스)도 줘서 오랜만에 한식느낌을 느꼈네요

 

양이 조금 적어보이긴 하지만

 

메인 고기를 맛보기 전 에피타이저로 제격입니다

 

'엔진이 열을 받기 시작했어'

 

 

안심갈비(ヒレカルビ、上ヒレ) 1580엔

 

'봐라 이 두께! 잘 씹어봐 그 맛을!'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두께도 엄청나고 마블링도 엄청 박혀있네요

 

두꺼운 만큼 굽는 시간도 꽤 걸립니다

 

참고로 드라마에는 안심갈비라고 소개되어서 처음에

 

메뉴에 있는 안심(ヒレ)을 시켰는데

 

알고보니 안심갈비가 상급안심(上ヒレ) 이어서 켄슬하고 다시 시켰습니다

 

맛은 글로 설명하기 정말 힘드네요

 

고기 다섯 점에 1580엔, 상상하기 힘든 가격인 만큼

 

맛도 상상하기 힘든 맛입니다

 

저 자신이 고기 맛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잘 평가하고, 냉철하다고 생각하는데

 

극찬을 아끼기 힘든 고기의 질과 맛입니다

 

한 점은 아무것도 찍지 않고 고기의 본연의 맛을

 

두 점은 같이 나온 두가지 소스에 각각 한번씩

 

한 점은 생달걀을 찍어서 좀 더 부드러운 맛을

 

마지막 한 점은 취향에 따라

 

과연 고기 다섯 점으로 이렇게 황홀할 수 있나 싶네요

 

드라마에서도 고로상이 한입 베어먹자마자 '우와~~~~~~~~~~!' 라는 감탄사 후

 

별다른 대사 없이 '뭐야 이거 히레(개그)', '장난 아니다'

 

고로상도 맛의 묘사보다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고로상이 먹을 때 나오는 육즙, 우걱우걱 씹는 모습

 

가감없이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행복하옵니다, 맛있는 고기는 몸도 마음도 의욕을 돋우어 줘'

 

특별한 날 마음먹고 오셨다면 비싸더라도 한번 드셔보시길!!

 

 

상급 등심(上ロース) 1880, 생달걀(生玉子) 90엔

 

드라마에서 상급 로스라고 해서 비쌀 줄은 예상하고 있엇지만

 

고로상이 생달걀 세트를 점원에게 물어보며 쿨하게 상급 등심을 시키길래

 

얼마나 비싸겠어 했는데

 

안심갈비보다 비싼 다섯 점에 1880엔

 

그래도 안심갈비처럼 두꺼운 건 아니지만 한 점에 손바닥 만큼 큼직합니다

 

얇으니 안심갈비처럼 오래 구우면 안되고 몇 십초 내에 뒤집고 드시면 됩니다

 

드라마에 스키야키풍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쉽게 설명하면 샤브고기를 노른자를 푼 생달걀에 찍어 먹는 요리입니다

 

이 상급 등심도 생달걀에 찍어먹어 스키야키풍이라고 설명한 것 같네요

 

'구운 고기와 스키야키의 차원이 다른 합체법'

 

이것도 안심갈비처럼 한 점씩 다른 방법으로

 

개인적으로 점원의 추천처럼 생달걀을 찍어먹는게 가장 맛있었네요

 

이 고기도 맛을 묘사하기 힘드네요

 

맛을 설명하고 싶은데 드라마에서도

 

육즙과 먹는 소리, 고로상 얼굴 표정과 땀 등으로 표현하고

 

대사는 하나도 없어 인용할 대사도 없네요

 

드라마를 다시 한번 보시고 고로상의 표현이나 감탄사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나올 만큼 맛있다고 설명하면 되려나

 

많은 고급 소고기를 먹어봤는데 가장 황활했던 고기가 아닐까 합니다

 

이 가게의 간판 스타를 먹어야 한다면 이 메뉴가 바로 간판 스타!!

 

 

'좋았어, 먹자, 맛 수행이야 철저하게 먹어주지'

 

마지막 남은 생달걀은 밥에 부어 간장을 살짝 뿌리면

 

고급 고기의 육즙이 그대로 베어있는 간장계란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고로상이 이렇게 먹기에

 

일부로 밥은 곱빼기로 주문하였습니다

 

고로상이 주문한 나물이나 육계장은 시키지 않았습니다

 

고기 몇 점 안되는 것 같지만 밥하고 먹으니 배도 꽤 부르고

 

충분히 배부른데 저 고기의 느낌을 다른 메뉴로 덮고싶지 않아서

 

간(レバー)정도는 더 시켜먹을까 했는데 참았습니다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 가격도 서울에서 고급 한우집에서 꽃등심 시키면 더 비싸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시킨 메뉴들이 다 상급이라 고급 고기집처럼 보이지만

 

600~700엔정도의 부속고기, 700~1000엔정도의 보통고기

 

다양한 가격대의 선택지가 있어서 만일 부담없이 먹으려고 해도 괜찮습니다

 

보통 고기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싸진 않지만 비싸지도 않은 보통의 야키니쿠점 입니다

 

역시 문제는 위치네요

 

그나마 가장 가까운 관광지는 단풍놀이로 유명한 타치가와의 쇼와키넨공원

 

도쿄의 야경을 볼 수 있는 타카오 산

 

하지만 이 두 곳도 배낭여행자에겐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그마저도 JR하치코 선의 배차간격을 맞추지 못하면 엄청 오래 걸리죠

 

도쿄에서 시간 있으신 분 중에 기쁜일이 있다면 예약하시고 비싼 고기로 축하를

 

아니면 주변에 갈 일이 있다면 야키니쿠로 시원하게 땀 흘려보시길 추천합니다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던 코미야(小宮)에

 

그 이름대로 작은 궁전(小宮)이 있었어

 

밭 옆에 있는 고기의 궁전'

 

가게에서 나오는 고로상의 명대사로 마무리

 

맛: ★★★★

가격: ★★☆

위치:

 

 

드라마에 나왔던 월급도둑(아르바이트생) 남매가 그대로 일하고 있어서 반가웠네요

 

아쉽게도 앞치마를 두르고 있어 월급도둑 글씨는 못봤지만

 

드라마에 나온 분들을 실제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고독한 미식가 탐방입니다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서빙 때부터 저에게 관심을 꽤 보였는데

 

계산을 하면서 주인아주머니와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정말 대단한 카메라네요'라고 해주셨는데

 

큰 카메라들고 나이도 어려보이는 사람이

 

가게에서 가장 비싼 메뉴를 망설임 없이 시키는 걸 보고

 

아마 방송국에서 로케이션 탐사 겸 온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네요

 

저는 그저 방문자도 저조한 블로거일 뿐입니다...쥬륵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