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년 전통 두부요리 전문점 사사노유키(笹乃雪) - 1일차 -

Posted by EToNa
2017. 2. 3. 03:04 여행/2016 冬 COOL JAPAN 리포터

 

- 두부요리 전문점 사사노유키 하츠네오젠 코스 -

 

 

COOL JAPAN 리포터 첫 저녁식사는 바로

 

1691년에 시작하여 326년을 이어온 두부요리 전문점 사사노유키입니다

 

저희는 하츠네오젠(初音御膳) 코스를 먹었습니다

 

먹을 때 양이 상당히 많이 나온 것 같았는데

 

사사노유키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코스 중 가장 비싼 3800엔이네요

 

고급스러운 대접을 받아 좋았고

 

중간중간 코스가 나올 때 직접 설명해주시고 통역도 해주어서 정말 편했습니다


포스팅할 때 따로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는 수고를 덜었네요

 

 

자리에는 벌써 코스 첫 요리들이 세팅되어있었습니다

 

좌측에 있는 것이 히야앗코(冷奴)

 

차가운 생두부에 간장, 생강 등 양념을 곁들어 먹는 요리입니다

 

보통은 가츠오부시가 있었는데 여기에는 없네요

 

보통 두부보다 부드럽고 식감이 딱 좋습니다

 

입안에 부서져 남는 것 없이 뒷맛도 깨끗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특별한 맛이 아닌 평범한 두부와 비슷한 맛입니다

 

 

오른쪽은 일본의 식전 요리인 코즈케(小付け) 입니다

 

살짝 짭짤한 느낌으로

 

식전 요리 코즈케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두부에 질리거나 싱거울 때 곁들어 먹으면 좋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사실 그래야할만큼 코스의 구성이 지루했습니다

 

모든 코스요리가 두부로 이뤄져 있으니깐요

 

 

이케모리나마스(生盛膾)

 

사전 세팅된 가운데 요리는 두부로 만든 소스에

 

주변을 둘러싼 재료들을 다 함께 섞어먹는 이케모리나마스입니다

 

이번 코스 중 가장 의심스러운 요리이지만

 

맛은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두부의 고소함이 잘 느껴지는 동시에

 

섞여 들어간 재료가 각각 특색을 잃지않고 맛을 내고 있습니다

 

재료 구성 자체도 상큼하고 달고 짜고 고소한 맛들이 잘 배합되어있습니다

 

식감도 질척하지 않고 딱딱 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비쥬얼의 문제만 빼면 흠잡을 것 없는 두부요리입니다

 

 

고마두부(胡麻豆富)

 

참깨(胡麻)로 만든 두부에 미소유즈 소스를 올린 요리입니다

 

식감과 맛이 상당히 신기하면서 애매합니다

 

일단 식감이 정말 질척하고 끈적하고 부드럽습니다

 

입안에서 만득이로 장난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미묘한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건 맛인데 처음에는 무(無) 맛이 납니다

 

그렇기에 식감에 놀라 먹기 싫어집니다만

 

중간과 끝 맛을 잘 느끼면 참깨의 고소한 맛이 살짝 들기 시작합니다

 

참깨 맛이 이렇게 나는구나 찾아내면

 

그 후엔 그 맛을 쫓아다니다보면 부드럽고 고소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거기에 짜고 달고 상큼한 미소유즈를 중간중간 곁들이면

 

절제되면서도 자극적인 그런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감도 그렇고 미소 맛고 그렇고 호불호가 매우 갈리는 요리같네요

 

 

앙카케두부(あんかけ豆富)

 

두 그릇이 나오는 두부요리 앙카케두부입니다

 

이 요리를 먹어본 귀족이 한 접시씩 더 먹다가

 

다음부터는 그냥 두 접시씩 가져오라는 것에서 시작하여

 

그 후로는 위처럼 두 접시씩 서브된다고 합니다

 

사사노유키에서 가장 전통있고 대표적인 메뉴라고 합니다

 

 

스프는 인스턴트의 맛은 아니지만 가츠오부시의 맛이 좀 나고

 

위에 올라간 겨자를 풀어먹으면

 

딱 오뎅정식에서 그릇에 같이 서빙된 겨자가 녹은 오뎅국물 맛이 납니다

 

두부 자체는 엄청 부드럽고 맛있지만

 

스프는 조금 익숙한 맛이 나는 그런 요리

 

맛있지만 고급 요리점 느낌은 아닌 애매한 느낌의 요리입니다

 

 

아츠아게(絹揚)

 

보이는 것처럼 두부튀김입니다

 

외형적으로는 그나마 가장 익숙한 요리입니다

 

 

맛 또한 꽤나 익숙한데요

 

두껍게 썰은 두부전 맛이 납니다

 

기름의 느끼하고 고소한 맛과

 

두부의 고소한 맛이 딱 두부전 맛입니다

 

거기에 바삭한 식감을 추가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두껍게 튀겼기 때문에 가운데는 그냥 두부 그대로의 맛이 납니다

 

그렇기에 매우 심심하고 싱거운 맛이 나지요

 

겉부분은 바삭한 버전의 두부전

 

속은 조리하지 않은 생두부

 

그냥 얇게 썰어서 튀겼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정말 간장을 찍어먹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계절요리 1종

 

두부비지로 만든 요리입니다

 

설명을 놓쳐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네요

 

맛과 향이 아주 일품입니다

 

일본 특유의 짭짤한 맛과 두부의 고소한 맛이 잘 어울립니다

 

다만 아까 먹은 오뎅 국물 느낌의 맛이 다시 납니다

 

그냥 생각 않고 먹으면 오뎅집에서 두부를 고른 느낌이 납니다

 

그래도 먹다보면 속에서 아주 찐한 향이 느껴지는데

 

중간에 들어간 은행 알맹이의 향인 것 같기도 하고

 

살짝 인삼향 비슷한 느낌입니다

 

 

운스이(雲水)

 

우리나라로 치면 콩국수와 비슷한 운스이입니다

 

다양한 제철재료와 두유가 어울어지는 것이 아주 일품입니다

 

특히 첫 입부터 느껴지는 상큼함이 아주 좋았는데

 

아주 조금한 조각으로 들어간 유자가 큰 일을 하였네요

 

만약 유자 조각이 없었다면 '또 두부...'라는 느낌이 들뻔했네요

 

콩국수처럼 걸쭉하지 않고 아주 부드럽습니다만

 

면이 퍼져서 식감이 약한게 아쉽네요

 

 

두부오차즈케(豆富茶漬け)

 

두부조각을 올린 오차즈케입니다

 

가장 애매하고 가장 실망한 메뉴입니다

 

오차즈케이지만 차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저기 들어간 스프는 위에서 2번 쓰인 가츠오부시 국물과 비슷한 국물입니다

 

어떻게보면 이자카야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죠스이같은 코스의 엔딩 요리인데

 

입맛을 깨끗한게 정리해주지 못하는 오차즈케입니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나 코스요리는 각 역할이 있는 팀플레이인데

 

너무 고급을 강조하다보니 코스요리를 안정적으로 마치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혹시나 해서 와사비도 섞어봤는데 생와사비가 아닌 저렴한 스시집의 와사비 느낌이라

 

그렇게 영향력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식사 중 계속 먹을 수 있는 뜨거운 녹차라도 넣었으면

 

훨씬 좋았을 뻔 했네요

 

 

두부아이스크림

 

코스의 마지막 디저트 역시 두부로 만든 아이스크림입니다

 

설마 또 두부일까 걱정했는데

 

두부아이스크림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두부의 고소함과 아이스크림의 달달함과 매실청의 상큼함까지

 

밸런스가 잘 맞았습니다

 

 

이것을 끝으로 코스요리를 마쳤는데

 

가격이 비싼 코스라 그런지 요리의 양이 불필요하게 많았고

 

코스의 구성과 밸런스가 매우 아쉬웠습니다

 

물론 이 코스만의 특징, 두부요리 전문점의 자존심일 수도 있는데

 

일반 학생들이 와서 먹기에는 문화충격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남김없이 다 먹었지만

 

다른분들은 입맛이 지루하거나 배가 너무 불러서 많이 남겼더라구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밸런스에도 조금 의심이 갑니다

 

계절요리 1종을 코스요리 중간에 식감을 돋우거나

 

영양소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방향으로 조정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겹치는 느낌의 메뉴도 변경하여

 

매 요리마다 두부를 더욱 새롭게 느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네요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체크인하였습니다

 

저희가 도쿄에서 4일간 묶을 숙소는

 

한조몬역(半蔵門駅)에 바로 있는 Hotel Monterey Hanzomon 입니다

 

도쿄 중심 관광의 요지에 위치한 호텔로 리뷰가 괜찮네요

 

방 크기나 시설은 다른 비지니스 호텔과 다름 없지만

 

욕실이 깨끗하고 넓어서 좋습니다

 

숙박 역시 식사처럼 고급으로 준비해주셨네요

 

그저 감사 할 따름입니다

 

일본에서 히치하이킹에 노숙까지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런곳에서도 자보네요

 

 

첫날밤의 끝은 하쿠슈와 함께하였습니다

 

요즘 일본 위스키에 맛들려서 기숙사에도 쟁여놓고 마시기에

 

이번에 원없이 마시고 가려고합니다

 

하쿠슈는 바에서만 먹어봤는데 이렇게 먹어보니 향이 약하면서 맛이 강하네요

 

 

이렇게 기나긴 일본 파견의 첫날이 끝났습니다

 

그럼 내일도 기대하며 お休みなさい。

 

 

- 2016 冬 COOL JAPAN 리포터 8단 윤상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