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탐방 시즌4 12화 에비스 편

Posted by EToNa
2015. 1. 5. 11:20 맛집/고독한 미식가

2014. 12. 08

 

오늘은 오랜만에 같이 다니던 친구와 함께 탐방을 간 날입니다

 

친구의 시험이 오늘 드디어 끝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기적으로 다른 시험이 있겠지만 오늘 시험이 좀 어렵고 중요했다네요

 

그래서 오후에 사진부 정기모임을 끝내고

 

맥주 한잔할 겸 탐방도 갈 겸해서 가까운 이자카야 탐방지인 에비스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오늘 찾아가게 된 탐방지는 바로

 

고독한 미식가 시즌4 12화에 소개된 에비스의 이자카야 사이키(さいき) 입니다

 

사는 곳이랑 가까워서 접근성이 좋았지만

 

식사를 겸하지 않는 완전한 이자카야라서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가보네요

 

 

- 시부야구 에비스의 에비신조와 구운 오니기리 -

 

 

http://www.tv-tokyo.co.jp/kodokunogurume4/story/

 

공식사이트 스토리 정보

 

 

드라마 초반부에 고로상이 역에서 나오며 만나는 동상입니다

 

장사, 사업 번창을 기리는 어업의 신 에비스

 

'굉장히 복스러운 귀다'

 

JR에비스역 서쪽출구로 나오면 드라마에 나온 상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출구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에비스에 관한 이야기와 에비스역에 대한 설명은 생략해도 될 것 같네요

 

워낙 에비스 가든플레이스나 에비스맥주박물관으로 유명한 관광지니깐요

 

친구와 한잔하러 가는 길이라 드저트 가게와 드라마의 장면들은 생략하고

 

바로 목적지로 달려갔습니다

 

 

향수적인 분위기의 이자카야 사이키(さいき)

 

드라마에서는 앞에 긴 의자가 있던데

 

겨울이라 없는건지 드라마를 위해 잠시 설치한건지 모르겠네요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노스텔직한 분위기의 이자카야입니다

 

'운치가 있는 걸'

 

 

'제철음식을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고

 

저거의 연식이 오래 돼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한자도 많고 워낙 흐려서 봐도 잘 모르겠네요

 

다행히 친구랑 가서 그럭저럭 시켜먹었습니다

 

아쉽게도 드라마에 나온 메뉴는 거의 없더군요

 

그냥 오이마치역 이자카야에 탐방갔을 때처럼

 

술 한잔하며 시키고 싶은 것들을 시켜먹었습니다

 

 

오토시 세 종류 1300엔

 

맥주를 시키니 역시 바로 나오는 메뉴는 오토시

 

이 이자카야의 특징은 기본안주인 오토시로

 

세 종류의 안주가 조금씩 세트로 나온다는 점입니다

 

오토시의 가격이 좀 많이 비싸지만

 

그만큼 꽤 고급요리들이 오토시로 나옵니다

 

이 메뉴 세 종류는 그날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진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에 고로상이 먹은 것과 제가 먹은 것도 다르구요

 

개인적으로 고로상이 먹은게 좀더 알차고 맛있어 보이던데 아쉽네요

 

제가 간 날은 사시미와 오리고기, 당면볶음이 나왔네요

 

사시미는 지느러미살로 역시 말할 것도 없이 맛있네요

 

오리고기도 양파가 많이 있어 제 입맛에 잘 맞았는데

 

당면볶음은 좀 너무 기본안주스럽지 않았나 싶어요

 

1300엔짜리 고급 오토시의 격이 한번에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타베로그를 보니 사시미, 육류, 야채 이렇게 세 가지가 나오는 건 공통인가 봅니다

 

고로상은 가다랑어회랑 토마토두부가 나왔던데 생각할수록 아쉽네요

 

그때그때 편차가 있으니 일단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가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에비신조(海老しんじょう) 900엔

 

이 가게의 간판메뉴인 에비신조입니다

 

고로상도 시킨 메뉴이고 점내의 모든 손님들이 한번씩 다 시키더군요

 

신조는 살을 으깨 튀긴 요리를 말하는데 고로케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에비신조는 말 그대로 새우살을 발라 으깬 후 튀긴 요리입니다

 

주먹보다 살짝 작은 에비신조 두 개와 꽈리고추 두 개가 한 메뉴입니다

 

"신사에서 맛있는 '밥을 먹게 해주세요'라는 염원이 통한 모양이다"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보기와는 다르게 흐물흐물거립니다

 

그만큼 부드러우면서도 새우살이 톡톡 씹히는게 아주 별미입니다

 

하나도 느끼하지 않고 소금을 살짝 뿌리면 더 짭짤한게

 

거기에 깨알같이 나온 꽈리고추로 마무리 해주면

 

술이 아주 술술 넘어갑니다

 

 

동결주(凍結酒) 600엔

 

드라마 마지막에 나온 쿠스미상이 마신 동결주입니다

 

얼린사케인데 술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시켰습니다

 

여름에 마셨으면 몸에 냉기운이 싹 들어 좋았을텐데

 

지금 시즌에 먹기에는 좀 늦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도 가게에서 정말 잘 팔리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따뜻한 사케를 좋아하기 때문에

 

또한 소주도 미지근한 소주를 좋아할정도로

 

높은 도수의 차가운 술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결주는 맛만 살짝보고 친구 줬습니다

 

쿠스미상처럼 술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연 한번 드셔보셔야겠죠

 

 

게살크림코로케(カニクリームコロッケ) 750엔

 

에비신조 외에 드라마에 나온 메뉴는 전부 없더군요

 

그래서 뭘 시킬지 고민하다가 고로상이 에비신조를 보고

 

'크림코로케처럼 부드러워'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나

 

조금이라도 엮어보려고 게살크림코로케를 주문하였습니다

 

저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게살맛도 알차고 크림이 슈크림에 들어간 슈처럼 노란 달달한 크림이고

 

겉은 바삭한 튀김옷으로 매우 신선한 조합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이건 대부분의 이자카야에 있는 기본 메뉴라고 하네요

 

맛은 있었지만 특별하지는 않는 그런 메뉴인 것 같습니다

 

꽤나 달달하기때문에 술과 단음식 조합을 싫어하시는 분은 피하시길

 

 

소곱창조림(牛もつ煮込) 750엔

 

메뉴를 보며 친구가 저를 위해 추천해준 메뉴 소곱창조림입니다

 

제가 평소에 막곱창 좋아한다고 노래를 불렀더니

 

친구가 센스있게 국으로 마무리도 할 겸

 

제가 좋아하는 곱창도 먹을 겸 잘 추천해주었네요

 

곱창이 쫄깃하지만 질기진 않는 아주 적절한 질감이라 좋았습니다

 

같이 들어간 쌉쌀한 인삼도 마음에 들고 곤약도 좋은 조합이었고

 

특히 위에 올라간 파가 아삭한게 말끔한 느낌을 더해주네요

 

조림으로서 조금 더 짜도 괜찮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술자리를 마무리 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계란말이(出し巻玉子) 650엔

 

소곱창조림을 먹고 술자리를 끝내려고 했는데

 

사케가 몇 잔 남기도 했고 시험 끝났는데 지금 가기엔 조금 아쉽다고 하여

 

마지막으로 메뉴 하나를 더 시켰습니다

 

일본 요식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바로 계란말이입니다

 

계란말이는 가장 기본요리기에 그만큼 잘해야하고

 

계란말이로 그 가게의 전체적인 맛을 평가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마지막 메뉴로 부담 되지 않을 것 같아 시켰습니다

 

계란말이에 갈은 무를 올리고 간장을 뿌려 먹으면 됩니다

 

그냥 계란말이만 먹기에는 조금 싱겁습니다

 

계란초밥처럼 설탕이 들어간게 아니라서 그런지 좀 밋밋하네요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긴한데 좀 아쉬운 그런 메뉴였습니다

 

 

이렇게 시험 끝난 친구와 한잔했던 탐방이 끝났습니다

 

일단 메뉴 선택이 자유롭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맛은 보통 이상은 가겠지만 그리 특별한 맛도 아니었구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격입니다

 

식사는 전혀 팔지 않는 전통 이자카야기도 하고

 

핫플레이스인 에비스에 위치한 가게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오는 양에 비해서 가격이 좀 쌥니다

 

다른 이자카야보다 음료가 좀 싼편이긴 한데

 

안주류가 식사를 하기엔 너무 비싼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위치는 관광지 그 자체니 이자카야 특유의 좁은 카운터석에 앉아

 

사케 한잔하면서 여독을 풀기위해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역시 기본으로 시켜야하는 오토시부터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네요

 

이 가게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이 가게의 특성으로 볼 때

 

이곳을 왜 고독한 미식가 촬영지로 삼았는지 조금 의문이 듭니다

 

기분 좋은 술자리였지만 탐방 자체만으로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맛: ★★

가격: ★

위치: ★★★

 

 

 

여담으로 이 가게의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손님이 입장할 때

 

'いらっしゃいませ(어서오세요)'가 아닌 'お帰りなさい(이제 다녀오셨어요?)'로 맞이해줍니다

 

이 다음에 나오는 제 생각은 매우 무례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문하생처럼 요리를 배우려고 일하는 건지 그 작은 가게에서 서빙을 4명이나 하더군요

 

가게 안쪽에 방이 있긴 하지만 드라마를 보시면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습니다

 

요리사와 아내 두분이서 단란하게 운영하는 오이마치나

 

항상 손수 재료 손질하고 요리하고 서빙하는 코마고메처럼

 

히든 맛집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곳은 아니였습니다

 

드라마 마지막에 나오는 주인장님은 에비스에서 60년 넘게 장사를 하셨다는데

 

가게 내에서는 그런 장인정신은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아마 이제는 후학 양성과 은퇴를 준비하시면서

 

지금 약간 애매한 상태가 된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사시미같은 고급 요리나 이자카야 코스요리를 시키면

 

제가 느꼈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게가 평일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입장할 때부터 퇴장할 때까지 꽉 차있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가게이기도 하고

 

20~30년, 많게는 40년 단골도 있는 가게이기 때문에

 

제가 느낀 것들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