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탐방 시즌3 11화 마츠다이 편

Posted by EToNa
2015. 8. 21. 04:00 맛집/고독한 미식가

2014. 12. 26

 

편안한 방학을 만끽하려고 했지만

 

역시 워커홀릭인 저는 일을 엄청 벌리고 말았네요

 

결국 주중에 풀타임 근무, 야간알바, 주말 스냅촬영, 학과 기사까지

 

이것저것 잡다한 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엊그제까지 대학원 지원 원서까지 쓰느냐고

 

블로그를 너무 소홀히 했네요

 

고독한 미식가 탐방 포스팅 빠르게 진행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사진부에가서 소소한 파티를 한 후

 

다음날인 26일 또 다시 탐방을 떠났습니다

 

이번 탐방 역시 저번 탐방에 이은 장거리 탐방입니다

 

제가 떠난 탐방 중 2번째로 먼 곳이 아닐까 싶네요

 

저번 가와즈 포스팅에서 '또잉'님이 궁굼해 하셨던 바로 그 포스팅

 

오늘의 탐방지는 고독한 미식가 시즌3 11화에 소개된 고개 위의 찾집 쿠라(峠の茶屋 蔵)입니다

 

갈까말까 정말정말정말 고민했던 곳 입니다

 

그저 니가타현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막상 가려고 보니 단순히 전차를 오래 타는게 아니였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역시 갈까말까할 때는 가라!

 

오래 기다리신 포스팅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 니이가타현 도오카마치시 드라이브인 소고기 조림과 고모쿠카마메시 -

 

 

http://www.tv-tokyo.co.jp/kodokunogurume3/story/0918.html

 

공식사이트 스토리 정보

 

 

JR가마타역(蒲田駅)

 

오랜만에 등장하는 가마타역입니다

 

제가 사는 숙소와 가장 가까운 JR역이지요

 

뜬금없이 이 사진을 첨부하는 이유는

 

오늘의 긴 여정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 시계에도 나와있고

 

사진의 메타정보에도 나와있듯이

 

출발시간은 무려 4:40am

 

숙소에서 준비하는 시간, 역까지 걸어온 시간까지 하면

 

3:30am 정도에 일어나 준비하였지요

 

사실 자고 일어난 것도 아니고 밤을 샜다고 보는게 맞겠네요

 

 

그와중에 놀란점은 이 시간에도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꽤 된다는 점입니다

 

유독 추운 날이라 그런지, 아침이라 그런지

 

다들 꽁꽁 싸매고 나왔네요

 

저는 거의 두배 가까이 두꺼운 옷으로 치장하였습니다

 

설국 니가타현의 추위에 견디기 위해서죠

 

 

가마타역에서 우에노역까지 이동 후

 

우에노역에서 JR다카사키라인을 탑승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됩니다

 

JR다카사키라인 열차는 도쿄 외곽으로 가는 열차라 그런지

 

기차같은 구조처럼 되어있네요

 

역시 한적한 열차 안 풍경입니다

 

 

아리백을 압박하는 제 두꺼운 후드

 

보기만해도 따뜻해집니다

 

 

JR다카사키역(高崎駅) 도착

 

아무리 준비를 하고 가더라도

 

인터넷의 정보는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조금의 오차가 엄청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역에 도착하면 항상 열차 시간표를 체크합시다

 

저처럼 사진에 담아두면 정말 편합니다

 

 

JR미나카미역으로 가기 위해서

 

JR조에쓰라인을 탑승합니다

 

열차의 외관이 벌써부터 상당히 엔틱해졌네요

 

 

JR조에쓰(上越)라인

 

일본을 여행하면서 자동문이 아닌 버튼문 열차까지 타봤지만

 

아니 수동문은 정말 처음입니다

 

역 출발 전 락이 걸리기 전까지는

 

사진처럼 문이 열리고 닫힙니다

 

엘레베이터 문을 열 때 이런 느낌이 아닐지

 

신기하네요

 

 

JR미나카미역(水上駅) 도착

 

벌써 설국의 향기가 팍팍 납니다

 

창 밖으로 날리는 눈빨에

 

기대반 걱정반

 

 

JR미나카미역에서 JR무이카마치로 가는 또 다른 JR조에쓰라인을 탑승합니다

 

열차 앞에 쌓인 눈이 정말 장관입니다

 

 

이번 열차도 다카사키라인처럼 기차 구조로 되어있네요

 

삼삼오오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열차에서 눕거나 다리를 올리는 것은

 

일본에서 보기 힘든 비매너이지만

 

지방으로 향하는 한적한 열차 안

 

여행을 다니는 와중이라면 조금 용서가 되지 않을까요

 

 

JR무이카마치역(六日町駅) 도착

 

이제는 JR이 아닌 사철로 갈아타야 합니다

 

호쿠에츠급행 호쿠호쿠선(北越急行ほくほく線)을 탑승합니다

 

이제 쭉 이 선만 타고 이동하면 됩니다

 

이 선을 타고 첫번째 목적지인 JR도카마치역까지 갑니다

 

 

이제는 정말 니가타현의 포스가 납니다

 

열차가 움직일 수 있는 걸까 하는 걱정까지 듭니다

 

 

JR도카마치역(十日町駅)

 

드라마의 시작부에 나오는 역에 도착했습니다

 

고로상은 무려 BMW를 타고 도착했고

 

저도 나름 BMW 중 Metro를 사용해서 왔습니다

 

 

저는 마츠다이역 가게 탐방 후 돌아는 길에 들렸습니다

 

호쿠호쿠선의 배차간격은 역시 살인적이기 때문에

 

이곳을 먼저 들렸다가는 런치영업 시간을 넘길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드라마 순서상 먼저 배치하였을 뿐 입니다

 

 

'도카마치역, 꽤 여러가지 가게가 있는 모양이군'

 

오후가 되니 눈빨이 거세져서 앞이 보기 힘들정도 였습니다

 

설마 열차가 멈추거나 하진 않을까 걱정했네요

 

그래서 그런지 가게가 대부분 닫았더군요

 

제발 그 가게만은 열었기를 빌었습니다

 

 

'듣도보도 못한 지방의 역 앞 길을 걷는 것, 매우 좋아'

 

저도 고로상을 따라가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던 역 앞 상가를 지나는 것이

 

뭔가 기대가 되고 좋아졌습니다

 

역에서 시간이 남을 때는 꼭 역 앞을 돌아다니며

 

아이쇼핑도 하고, 간단한 제과를 먹기도 하고

 

좋은 향기가 나면 바로 식사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급하게 어딜 찾아가는 것보다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여행하는 것도 하나의 풍류

 

 

정통파 키무라야(木村屋)

 

'오서독스(orthodoxy=정통파)계...들어가볼까'

 

의외로 서양풍, 교토풍 등 다른 지역계가 많았던 도카마치역

 

고로상의 선택은 역시 정통파

 

다행히 거센 눈보라에도 제과점은 문을 열었습니다

 

감동 또 감동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제과점 안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홍차와 녹차는 무료지만 커피는 200엔입니다

 

200엔에 자유 리필이 가능하니 부담없이 이용하시면 됩니다

 

네즈 포스팅에서 '후쿠마루만쥬' 같은 느낌이네요

 

 

아사사사사(あささささ) 130엔

단단도모(だんだんどうも) 125엔

 

먼저 아사사사사

 

'아차차차'라는 뜻의 지역 방언이지요

 

드라마에서는 한가지 맛만 나왔는데

 

판매되는 아사사사는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당연히 한가지 맛인줄 알고

 

고로상이 뭘 먹었는지 적어가지 않아서

 

고로상의 마음을 읽고 정통파와 녹차맛을 사먹었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밀크 크림의 정통파를 먹었었네요

 

다행입니다

 

 

아사사사사

 

보기에는 정통파 전병같지만

 

실제로는 약간 서양풍의 쿠키샌드입니다

 

쿠쿠다스보다는 살짝 두껍고 단단한 질감으로

 

사이에 크림이 얇게 들어가 있습니다

 

크림이 조금 적지 않나 싶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면 쿠키라 그런지 단맛이 상당합니다

 

크림이 많이 들어갈 필요가 없었어요

 

'아사사사사, 맛나나나나'

 

쿠쿠다스가 한 다섯번 진화하면 이런 맛이 날듯합니다

 

정통계라고는 소개했지만 제가 느끼기엔 서양풍이었기 때문에

 

녹차보다는 커피가 더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단맛, 고소함, 깔끔한 식감까지

 

고급스러운 디저트의 느낌이 물씬

 

선물용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네요

 

몇 안되는 그리운 디저트 중 하나입니다

 

밤에 먹어도 맛있을 '아사(朝 아침)사사사'였습니다

 

 

그 다음은 단단도모

 

'언제나 감사합니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단도모

 

사실 아사사사사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모르겠지만

 

이 단단도모는 어느정도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이유는 정말 정통계 만쥬이기 때문이죠

 

'작은 밤이 숨바꼭질, 맛있고 정겨운 먹어봐밤'

 

밤이 들어가있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만쥬

 

제과 디저트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것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고, 맛 또한 좋아서

 

언제나 맛있어서 감사합니다 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정통파인 촉촉한 밤만쥬, 이건 맛있어'

 

밤만쥬야 말로 녹차의 애인이죠

 

달콤함과 부드러움, 착착 달라붙는 식감

 

그것들을 싹 정리해주는 녹차 한 모금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밤만쥬이지만

 

여기의 밤만쥬는 전통파 답게

 

군더더기 없이 고급스러운 맛입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그 만큼 어느정도 크기가 있습니다

 

초밥집의 계란초밥같은 존재

 

제과점에 들어왔는데 이걸 빼놓고 갈 순 없겠죠

 

 

 

자 그럼 다시 호쿠호쿠선을 타고 최종 목적지로 떠납니다

 

 

최종 목적지는 바로 JR마츠다이역(まつだい駅)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 긴 기다림은 끝이고 고난의 행군이 시작됩니다

 

 

역을 나오기 전 관광센터를 잠깐 들렸습니다

 

준비는 해갔지만 좀 더 세밀한 지도를 얻기 위해서였죠

 

앞에 다양한 지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필요한 지도를 집고 혹시나 물어봤습니다

 

타나다(棚田계단식 논)를 볼 수 있을까하고요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이 지역은

 

봄여름가을 사진가에게는 정말 핫스팟인

 

계단식 논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겨울이지만 높은 곳에서 넓은 평원을 바라보는

 

그런 설원의 장면이라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했는데

 

지금은 눈으로 그냥 다 덮여 어디가 아래인지 위인지 확인도 안된다고 하네요

 

약간 참담했습니다만 원래 목적은 탐방이기에

 

발걸음을 바삐 옮겼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역에서 꽤 떨어져 있습니다

 

약 1시간 30분가량을 걸어야하죠

 

그것도 키보다 높은 눈이 쌓인 곳을 헤치며

 

눈이 아니라면 걸어서 1시간정도 걸릴 것 같네요

 

고로상처럼 차를 타고 오면 역에서 10분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두꺼운 옷을 껴입고, 카메라 장비까지 메고

 

눈 밭을 조심조심 걸으니 완전 팽귄이 따로 없네요

 

역에서 출발한 후 눈빨이 좀 약해져

 

사진도 꽤 남겼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걸었습니다

 

마지막 20분은 정말 눈보라가 몰아쳐서 앞도 못 보고 갔지만요

 

설국이란건 이런 것이구나 느꼈습니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버스를 타고 가면 될지도 모르지만

 

제가 걸어가는 동안 버스는 한 대도 못 봤습니다

 

기대하지 마시길

 

 

 고개 위의 찾집 쿠라(峠の茶屋 蔵)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드라이브 인 식당 쿠라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을 잘 보면 검은 부분에 눈이 수평으로 날리고 있습니다

 

정말 눈에 뺨 맞으며 앞도 못 보고 걸어왔습니다

 

도착해서는 눈물이 날지경

 

 

가게에 들어가니 깜짝 놀라시더군요

 

보통은 차를 주차하고 들어오는데

 

손님이 들어왔는데 주차장에 차가 없고

 

몰골은 정말 초췌한 한 사내가 들어오니 말입니다

 

고독한 미식가 탐방가라고 말하고

 

어떻게 왔는지 설명드리니

 

얼른 들어와서 몸 좀 녹이라며 난로를 가까이 켜주셨습니다

 

겨울철 밖에 오래 있다가 할머니집에 들어간 기분이네요

 

 

전설의 소고기 조림(伝説の牛肉の煮込み) 720엔

 

출발할 때 편의점 만두 두개 먹은게 전부라

 

너무 배가고파 일단 주문부터 급하게 하였습니다

 

힘들게 온 저에게 주는 보답으로

 

드라마에 소개된 세 가지 메뉴를 시켰습니다

 

 

처음으로 나온 것은 바로 전설의 소고기 조림입니다

 

'조리고 또 조려, 2일간의 수고를 들인 이것이 레전드'

 

소고기 조림, 흔하면서도 잘 못하면 퍽퍽하고 질길 수 있는 요리

 

2일간 조리고 또 조려서 그런지 일단 믿음이 가네요

 

맛은 정말 이자카야에서 나오는 반찬 수준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요리 그 자체

 

사라에 살짝 덜어서 같이 나온 시치미를 살짝 뿌리면 먹을 준비 완성

 

 

'아아아아아아, 샤르르샤르르, 푹 조려져있어

 

고기가 큰데도 입 안에서 금방 사라져'

 

역시 조리고 또 조려서 그런지 먹자마자 드는 생각은

 

이거 정말 부드럽다

 

닭가슴살도 별로 안좋아할 정도로 퍽퍽살을 싫어하는데

 

이건 퍽퍽한 느낌 하나도 없이

 

참치회를 먹는 듯 샤르르 녹습니다

 

고기보다는 젤리에 가까운 식감

  

'본래 양식인 고기가 일본의 두부와 녹아서 어우러져'

 

거기에 몰캉몰캉 일본 특유의 부드러운 두부가 어우러지니

 

아무리 숟가락을 입어 넣어도 입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어느정도 먹고 달걀을 풀어서 먹으면 바로 즉석 스키야키풍

 

보통 반찬으로 먹기에는 살짝 달긴 하지만

 

그것 또한 스키야키 특유의 맛이죠

 

달달한 소스 육수와 담백한 달걀

 

 

'진한 맛인데도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아, 그래서 전설인가'

 

양은 딱 밥하고 먹으면 1인분 될만한 양입니다

 

달달한 맛에 질릴 때즈음 요리가 끝나지요

 

밀당의 고수랄까요

 

이렇게 고급스럽고 부족하지 않는 양의 요리가 고작 720엔

 

전설 그 자체입니다

 

 

매혹의 돼지고기 칠리 조림(魅惑の豚角チリソース煮) 720엔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쿠스미상이 먹은 매혹의 돼지 칠리소스 조림

 

빨간 칠리소스와 위에 올라간 치즈가 정말 매혹적입니다

 

생각해보니 돼지와 칠리소스

 

꽤나 보기 힘든 조합이었습니다

 

새콤달콤하면서 살짝 매콤한

 

거기에 치즈가 풍미를 엄청 더해주고

 

마지막으로 아삭한 파프리카까지

 

 

'칠리소스가 좋아, 전혀 맵지 않아서 조금 버릇 들어버릴 것 같아'

 

쿠스미상이 말한 것처럼 금방 매혹되어버릴지도 모르는 맛 입니다

 

역시나 돼지고기 자체도 매우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돼지고기의 지방질 부분과 퍽퍽살 부분이

 

아주 적절히 배합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고기, 소스, 토핑 삼박자가 딱 맞는 요리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양

 

양이 좀 적습니다

 

밥하고 먹으면 딱히 부족한 양은 아닐 것 같은데

 

소고기 조림과 같은 가격인거에 비해

 

소고기 조림보다 양이 좀 작습니다

 

퓨전요리라 그런지, 치즈가 올라가서 그런지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인데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오목 카마메시(五目釜めし) 1380엔

 

그 다음으로 나온 요리는 바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늘의 메인요리

 

Only One의 오목 카마메시입니다

 

'카마메시란 뚜껑이 있어서 두근두근해'

 

우리나라로 치면 돌솥밥인 카마메시입니다

 

'뚜껑을 열면 파라다이스, 30분 기다릴 가치가 있음!'

 

드라마 메뉴 설명입니다

 

여기까지 온 시간이 얼만데 고작 30분 정도야

 

30분을 기다리면 그 속에는

 

각종 해산물과 버섯 등등

 

보기만해도 정말 황홀합니다

 

일단 슬쩍슬쩍 뒤집어서 섞어주고

 

앞접시에 덜어서 먹습니다

 

앞접시에 덜은 후에 뚜껑을 닫는걸 잊으시면 안되겠죠

 

 

'승부는 뚜껑을 열기 전부터 정해져 있었어, 나의 패배다, 너무 맛있다

 

1라운드 5초 넉아웃 패배'

 

맛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지도 않을 만큼

 

드라마로 보든 메뉴판 사진으로 보든

 

이미 맛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그 이상의 맛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고슬고슬한 고시히카리

 

스테미너 생선과 새우, 가리비

 

거기에 값비싼 버섯까지

 

"밥이 맛있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탐방으로 빠진 체력과 기를

 

파팍하고 채워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시골의 드라이브 인에서

 

혼자서 한가로이 점심을 먹는다

 

이런 것이야말로 자동차 여행의 진정한 묘미지'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이런 것이야말로 고독한 미식가의 진정한 묘미지"

 

힘들게 찾아가서 보상받는 맛

 

비싼 재료가 많이 들어간만큼 가격이 좀 비싸지만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메뉴입니다

 

 

디저트로 나온 깨알 자몽도 정말 앙증맞습니다

 

 

오니기리(あにぎり) 150엔

 

식사를 끝낸 후 후식으로

 

고로상처럼 오니기리를 주문하였습니다

 

물론 고로상은 포장으로 논에가서 먹었지만

 

저는 밖이 춥고 차도 없기 때문에

 

그냥 안에서 먹었습니다

 

 

고시히카리로 만든 오니기리

 

생각보다 찰집니다

 

고슬고슬할 줄 알았는데 촉촉하고 찰진 느낌이에요

 

 

'쌀이란 어디까지 맛있는 거지?'

 

간도 거의 안되어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고소하고 담백하고 달달한 쌀

 

이러다간 탄수화물 중독에 걸려버릴 것 같아요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시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눈 밭을 헤치고 온 걸 아시고

 

젖은 신발을 말려주신다고 난로 앞에 두어주었습니다

 

보통 식당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여행자들이 들리는 드라이브 인이기도 하고

 

점 내에 고객이 저 밖에 없었기도 하고

 

이런 깨알같은 서비스의 고마운 마음은 평생 남을 것 같습니다

 

 

멍하니 눈이오는 창 밖을 보고 있으니

 

신발을 말려주실 뿐 아니라

 

디저트로 귤까지 주셨습니다

 

감동 또 감동

 

일본은 과일값이 비싸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귤을 별로 못 먹었는데

 

이렇게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달달한 귤 잘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스폐셜 서비스

 

전철역까지 차를 태워주셨습니다

 

주방에서 요리하시는 할아버지가

 

저와 할머니가 나눈 이야기를 들으셨나 봅니다

 

쭉 아무말 없으시다

 

가야할 것 같다고 말하니

 

"할멈 역까지 태워다드려"

 

쿨하게 말씀하시고 다시 주방으로 가셨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괜찮다고 몇 번을 사양했는데

 

어차피 손님도 없으니 지금 가게 문 닫을거라고

 

할일도 없으니 그냥 태워다 주라고 할머니에게 그러시네요

 

이이오카에 이은 두번째 히치하이킹?이였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했습니다

 

 

사실 탐방지에서 점심을 먹고

 

1시간 30분 가량 다시 걸어왔다면

 

이후 도카마치역에 들렸다 가는게

 

막차시간이 애매하였는데

 

차를 태워주신 덕분에

 

넉넉하게 도카마치에 들러 디저트 탐방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언젠간 친구들 모아 렌트카로 다시 방문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초 장거리 탐방이 끝났습니다

 

솔로 크리스마스를 보낸 저였지만

 

오늘부로 힐링 끝냈습니다

 

정말 느낀점이 많은 탐방이었습니다

 

두말할 것 없이 맛있는 맛

 

다른 단품메뉴는 먹어보지 못 했지만

 

대표요리 세가지는 최고였습니다

 

아니 이 가격에 이런 요리를 먹을 수 있다니

 

정말 느끼기에는 료칸에서 가이세키요리 먹은 느낌

 

위치가 정말정말로 절망적일 뿐입니다

 

JR, 사철 거기에 도보까지 이용해야하는 난관

 

택시를 살짝쿵 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 합니다

 

괜히 저처럼 걷다가는 몸살은 커녕

 

살아돌아오기 힘들지도... 특히 겨울에는

 

맛, 가격, 위치 그 외에 서비스면에서

 

지금까지 탐방한 가게 중 가장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할아버지의 시크한 모습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맛: ★★★★

가격: ★★☆

위치: ☆

 

 

이번 포스팅 역시 시간과 비용을 정리해서 올려드려야지요

 

이 가게의 오픈은 점심, 저녁 오픈으로 무난한 영업시간입니다

 

하지만 정말 주의해야할 점은

 

눈 오는 시즌, 가을~겨울에는 폭설로 비정기로 닫을 수 있다는 점

 

미리미리 일기예보를 체크하고

 

가능하면 전화를 해보고 가는 것이 좋겠지요

 

저는 전날 전화로 오픈하는지 체크하였습니다

 

폭설주의보가 있긴 하였지만 다행히 열긴했네요

 

여담으로 전날 통화할 때

 

주인 할머니께서 "폭설인데 여기 오시려구요?"라고 하셨습니다

 

가게 가서 전화한게 저라고, 멀리서 오는거라 확인차 전화했다고하니

 

웃으시면서 비정기로 쉬는 날이 있는데 정말 잘 했다고 하더군요

 

 

JR가마타역에서 JR우에노역

(4:40 출발 5:10 도착)

 

JR우에노역에서 JR다카사키역

(5:10 출발 7:00 도착)

 

JR다카사키역에서 JR미나카미역

(7:00 출발 8:10 도착)

 

JR미나카미역에서 JR무이카마치역

(8:25 출발 9:25 도착)

 

호쿠호쿠선 무이카마치역에서 호쿠호쿠선 마츠다이역

(9:45 출발 10:20 도착)

 

호쿠호쿠선 마츠다이역에서 탐방지 쿠라

(10:30 출발 12:10 도착)

 

~탐방~

 

탐방지 쿠라에서 호쿠호쿠선 마츠다이역

(13:20 출발 13:30 도착)

(눈길을 걸어서 1시간 30분이나 걸렸는지 몰라도 차를 타니 딱 10분

좀 비싸지만 이 기회에 택시 타보는 것도 강추합니다)

 

호쿠호쿠선 마츠다이역에서 호쿠호쿠선 도카마치역

(13:55 출발 14:10 도착)

 

~탐방~

 

호쿠호쿠선 도카마치역에서 (15:20 출발)

 

청춘18티켓 1일 2370엔(11850엔/5일)

호쿠에츠급행 호쿠호쿠선 1100엔

 

총 교통비 3470엔

 

다행히 JR을 많이 이용하는 탐방 루트라 교통비는 비교적 적습니다

 

참고로 호쿠호쿠선 배차간격이 길다고하여

 

마츠다이역에서 도카마치역 1정거장 정도는 걸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절대절대절대 불가능합니다

 

열차로 10~15분정도 이동하는데

 

우리나라 지하철 1정거장정도가 아닙니다

 

전차, 열차, 기차에요

 

 

ps. 대학원 원서, 잡다한 일이 겹처 탐방기가 예정보다 너무 늦어졌습니다

 

기다리신 분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