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카와 독작(獨酌) 산시로(三四郎), 식당 지유켄(自由軒) - 8일차 -

Posted by EToNa
2018. 1. 27. 01:43 여행/2016 冬 COOL JAPAN 리포터

 

- 특급열차를 타고 아사히카와로 떠난 고독한 미식가 탐방 -

 

 

오늘의 목표는 바로 아사히카와(旭川) !

 

삿포로에서 특급열차로 1시간 30분 가량 걸리며

 

팽귄산책으로 유명한 아사히카와 동물원이 있는 지역이죠

 

 

아사히카와 동물원은 물론 구석구석 맛집까지 이미 다 다녀왔지만

 

이렇게 다시가는 이유는 단 하나

 

고독한 미식가 탐방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홋카이도 자유여행할 당시에는 방영하지 않았지만

 

다녀온 후 스폐셜로 아사히카와 편을 방영하여

 

또 한번 아사히카와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JR 특급열차나 패스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녹색창구(みどりの窓口, 미도리노마도구치)로 가야합니다

 

첫번째 탐방지의 예약을 17시로 해두었기 때문에

 

15시 아사히카와행 슈퍼카무이(スーパーカムイ)를 위한 표를 구매했습니다

 

 

오늘도 역시 함께 동행한 지원이

 

다들 삼삼오오 자유여행을 하였지만

 

저처럼 멀리 간 단원은 없었습니다

 

 

사실 여행의 관점에서 보면

 

꽤 거금을 주고 밥만 먹고 온다는 것이 효율적이진 않죠

 

하지만 지원이는 기차 타는 것 자체가 취미였기에

 

일본에서 기차를 타보는게 하나의 목표였다고 하네요

 

제가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난다고 하니

 

자신도 동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사진은 일본의 기차표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지원이

 

 

저희가 구매한 표는 삿포로-아사히카와 특급열차를

 

자유석으로 이용할 수 있는 5080엔 짜리 왕복 티켓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좌석에 앉아서 가려면 자유석 탑승구에서 미리 줄을 서있어야했죠

 

 

사실 케익 먹으면서 늦장부리다가 예상보다

 

자유석 줄서는 곳에 늦게 도착하여서 걱정하였는데

 

다행히도 편안하게 좌석에 앉아 갈 수 있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지난 홋카이도 여행 때

 

관광비자가 아니라서 내국인(일본)용 패스를 사용해야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용은 지정식 특급열차 이용이 가능하지만

 

내국인용은 자유석만 가능했기에

 

자유석 타는 곳을 찾거나 미리 줄서있는데는 이미 익숙했지요

 

안전하게는 20분 정도 미리 가서 서있으면 되고

 

평일 널널한 시간에는 5~10분 정도 미리 가면 되더군요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본 풍경은 정말 멋졌습니다

 

이번 파견 중 가장 맑고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덕분에 창 밖 멀리 보이는 설산도 보고

 

구름 사이로 내리는 빛내림도 보고

 

영화처럼 흘러가는 몽실몽실한 구름도 보았습니다

 

만약 평범한 자유여행이었다면

 

당장 내려서 일몰을 찍으러 포인트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였네요

 

 

창 밖의 풍경을 보면서

 

이제서야 지원이에게 목적지에 대해 설명을 해줬습니다

 

지원이는 아사히카와가 어딘지, 얼마나 걸리는지도 모른체

 

그저 일본 열차를 타보기 위해 저를 따라왔을 뿐이었으니깐요

 

 

조금 차이는 있지만 KTX 타고 서울에서 대전 가는 중이라고

 

서울-대전 KTX 왕복하는 표 값 생각하면

 

왕복 5천엔 표 값은 생각보다 비싼건 아니라고 했네요

 

그리고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서

 

저녁밥만 먹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코스라고 얘기해줬습니다

 

 

JR아사히카와역(旭川駅)

 

1시간 30분 가량을 달려서 드디어 아사히카와에 도착했습니다

 

홋카이도 기차여행의 중심이 되는 도시라 그런지

 

역 앞의 넓은 광장과 두껍게 쌓인 눈

 

역 앞의 큰 길을 따라 나있는 넓은 상점가

 

저에게는 아주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사히카와 여행하면서 한번 묵고

 

왓카나이에서 돌아오면서 한번 묵고

 

폭설로 아바시리로 가는 열차가 취소되어 한번 묵고

 

이래저래 여러번 묵었던 곳이 바로 아사히카와였습니다

 

 

예약한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초행길이고 빙판이라

 

종종걸음으로 바삐 첫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이자카야 독작(獨酌) 산시로(三四郎)

 

그렇게 삿포로에서 멀리멀리 찾아온 가게는 바로

 

고독한 미식가 sp 아사히카와편에 나온 이자카야 산시로(三四郎)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고독한 미식가 탐방기로 쓰기로 하고

 

이번에는 간단히 쓰겠습니다

 

 

산시로는 아사히카와에 위치한 이자카야로

 

오후 5시부터 영업하는 가게입니다

 

타베로그 3.8점으로 TOP5000에 속한 가게이기에

 

저는 전날 호텔 카운터를 통해 2자리 예약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때도 그랬고 여행 다닐 때도 유심을 쓰지 않기 때문에

 

유선상으로 가게를 예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스카이프 전화로 몇 번 하기는 했지만

 

들리는 음질이 너무 좋지 않아 매우 힘들었네요

 

그래서 보통이라면 가격이 싼 게스트하우스를 쓰겠지만

 

탐방을 계획한 날에는 꼭 호텔에 머물러 호텔 카운터를 통해 예약을 합니다

 

 

사실 호텔의 매너를 몰라 이것이 정상인지 진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유명 호텔에서는 유명한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하고

 

스폐셜 고객에게 예약을 토스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또 요청할 때마다 당연한듯이 받아주셔서

 

저는 이렇게 예약을 하며 탐방하고 있습니다

 

 

세팅된 자리에 앉자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나왔던

 

붓글씨가 쓰인 나무젓가락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오래되어 보이는 수제작 메뉴판

 

사실 한자에 약한 동시에 휘갈겨 쓴 한자는 도저히 읽을 수 없었습니다

 

수첩에 적어갔던 메뉴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주문하였네요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카운터석도 꽤 길게 있고, 따로 방도 있고, 테이블석도 있고

 

그래도 저녁시간이 되니 방 예약 손님들과 함께 자리가 꽉 찼네요

 

돌아가는 마지막 기차가 빠듯한데 예약 안 했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가게 마스터도 그렇고 가게 내부 분위기가

 

굉장히 조용조용 고즈넉해서 좋았습니다

 

나무나 집기들도 맨들맨들한게 마치 오래된 고택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었네요

 

 

식초콩(酢大豆) 옥수수차(とうきび茶)

수제절임(手造りつけもの) 버섯국(きのこ汁)

계란말이(玉子やき) 말린 청어구이(身欠にしんやき)

 

역시나 주문은 고독한 미식가에 나왔던 메뉴를 따랐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탐방기에 다루겠습니다

 

 

위 메뉴에서 가장 놀란 메뉴를 뽑자면 바로 버섯국입니다

 

된장국하고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국이라기보단 죽에 가깝습니다

 

국물의 점성이 끈적끈적한 것이

 

버섯의 향과 식감이 그대로 녹아들었습니다

 

 

또 계란말이의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식감

 

말린 청어구이와 생강의 조화까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인상 깊었습니다

 

 

영계구이(新子やき) 양념밥(タレごはん)

성게알 소금절임(一夜 塩うに) 구운가지(焼きナス)

 

다음은 영계구이와 영계구이의 양념으로 볶은 양념밥

 

쿠스미상이 주문한 성게알 소금절임

 

거기에 지원이와 이자카야 사케를

 

한 잔 마시기위해 구운가지까지 주문했습니다

 

 

영계구이는 양념밥까지 버릴구석이 없는 알짜 메뉴였습니다

 

치킨스테이크와는 다른 부드러움과 양념의 조화가

 

정말 잘 어울리는 닭 요리입니다

 

 

성게알 소금절임은 쿠스미상의 표현 그대로

 

바다의 내음이 그대로 배어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면 소금물의 느낌이 좀 납니다

 

우메보시같은 일본 특유의 짠 느낌에 익숙하지 않다면

 

절대 시키면 안되는 메뉴입니다

 

그리고 홋카이도의 성게알을 맛 본다는 황홀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800엔이라는 가격이 무색하게 양이 적습니다

 

 

지원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주문한 구운가지가

 

생각보다 멋진 식감과 고급스러운 맛을 내주어 괜찮았네요

 

 

결과적으로 두 명이서 8640엔

 

역시나 지원이가 배가 부른 후

 

제가 거의 다 먹었기 때문에 5천엔 가량 냈습니다

 

한 끼 식사 치고는 좀 많이 나온듯 하지만

 

저는 이자카야에 가서 식사까지 하면 보통 이 정도 나오더라구요

 

계산서 윗쪽을 잘 보시면 제 예약 내역 또한 적혀있습니다

 

 

가정식 요리 식당(食事の店) 지유켄(自由軒)

 

다음 탐방지는 역시 고독한 미식가 sp 아사히카와편에 나온

 

가정식 요리 지유켄(自由軒)입니다

 

지원이가 그렇게 먹고 또 먹으러 가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네요

 

 

이곳은 술집보다는 점심부터 영업하는 밥집에 가깝기 때문에

 

따로 예약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보여도 타베로그 3.55점에 빛나는 지역 맛집입니다

 

 

게 크림 고로케(カニコロッケ)와 임연수어 튀김(ホッケフライ) 세트

된장국(味噌汁) 정식

 

다른 손님들은 없어서 고로상이 앉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카운터석에는 마스터와 나이대가 비슷한 손님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하고 계셨습니다

 

 

고로상은 벽에 걸린 메뉴를 보고 주문하였는데

 

고로상이 주문한 그대로 세트 메뉴가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장이 양을 조절해준다고 했었는데

 

게 크림 고로케와 임연수어 튀김이

 

2조각씩 나오는 메뉴가 원래 존재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지원이는 거의 맛만 보고 제가 거의다 먹었습니다

 

된장국은 크기만 큰 가성비의 메뉴라고 생각하고

 

게 크림 고로케와 임연수어 튀김을 많이 기대했는데

 

오히려 된장국의 진한 맛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명물이라 자랑하는 메뉴를 너무 약봤던 것 같네요

 

 

이 가게에서 가정식 같은 여러 메뉴를 팔고 있지만

 

간판에 써있기로는 돼지고기 전문점이라 그런지

 

된장국에 들어간 고기가 감칠맛과 시원함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고로상이 못 먹어서 아쉬워한 짚신구이를 먹으려고 했는데

 

된장국을 남김없이 마셨더니

 

아무리 노력해도 시도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정말정말 후회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열차를 타기 전에 케익 하나만 덜 먹었어도라는 아쉬움이 드네요

 

 

이렇게 짧았지만 배 터지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삿포로로 돌아가기위해 아사히카와역으로 왔습니다

 

돌아오던 중 만난 아사히카와의 귀여운 눈사람들

 

저 작은 눈사람이 거리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올지 기약이 없기에

 

아쉬운 마음으로 택시도 한 컷 찍어보고

 

역 앞에서 조각대회하는 모습도 한 컷 찍어보고

 

역시나 돌아가는 특급열차 수퍼카무이도 한 컷 담았습니다

 

 

삿포로로 돌아가는 수퍼카무이는 20시 열차로

 

생각보다 늦은 시간은 아니지만

 

아침 일정부터 빡센 식사까지 힘들었는지

 

지원이는 열차에 타자마자 골아떨어졌습니다

 

어차피 종착역이 삿포로역이라

 

저도 몇 가지 메모를 정리하고 마음 편히 잤습니다

 

 

그렇게 삿포로역에 내려 숙소까지 돌아오니 22시가 되었네요

 

낮에 그렇게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결국 밤새 눈을 퍼부었습니다

 

역시 홋카이도의 날씨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파견 중 눈 내리는 밤거리는 의외로 처음이라

 

눈 보케 사진을 위해 플래쉬를 사용해서 찍어보았습니다

 

이걸 위해 번거롭지만 플래쉬를 가져왔는데

 

이제서야 한 번 사용했네요

 

 

카늘레 드 보르도(カヌレ・ド・ボルドー) 235엔

 

지하철역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그 짧은 거리를 걸어오며

 

뭔가 아쉬운 마음에 낮에 갔던 몽젤리를 보니

 

아직까지도 문을 닫지 않았던 것입니다

 

 

식사의 마무리로 디저트를 먹을 겸

 

안주 삼아 술도 한 잔 할 겸

 

바로 달려가서 남은 디저트를 샀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카늘레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전통과자로

 

생긴건 멋스럽지만 의외로 달지 않고 마일드한 디저트입니다

 

크기치고는 가격이 좀 비싸지 않나라는 느낌이있긴 하지만

 

저는 달지 않고 풍미있는 식감이라 좋았습니다

 

 

과일 타르트(タルトフリュイ) 420엔

 

다음으로 선택한 메뉴는 바로 과일 타르트

 

낮에 너무 화려하고 많은 메뉴가 눈을 현혹해서 그런지

 

정말 좋아하는 과일 타르트를 빼먹었었네요

 

 

인터넷에서보니 몽젤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인데

 

제가 가니 딱 1개 남아있어서 다행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맛은 역시 과일 타르트

 

상큼하고 달달하고 고소한 과일과 쿠키와 슈의 조화

 

거기에 딸기의 아삭한 식감과 쿠키의 바삭함 슈의 부드러움까지

 

크기는 작지만 스위츠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과일 타르트

 

이런 과일 타르트는 정말 10개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유연수이자 고독한 미식가 탐방을 한 8일차가 끝났습니다

 

생각해보면 점심 먹고 몽젤리 스위츠 먹고

 

고독한 미식가 탐방 후 다시 몽젤리 스위츠 먹고

 

이동하는 시간 빼고는 정말 먹기만 했습니다

 

하루동안 먹을 것에 쓴 식비도 어마어마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칼로리는 물론 양 자체도 엄청났네요

 

당시 왜 다른 단원들이 이 정도 먹은거 가지고 놀라지 생각했는데

 

다시와서 되짚어보니 어마어마하게 먹었네요

 

 

이제 9일차와 10일차만이 남아있습니다

 

10일차는 돌아가는 날이라

 

본격적인 일정은 9일차만 남았네요

 

그 당시에도 곧 모두 헤어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모두들 8일차 밤부터 멜랑콜릭했는데

 

그 때의 리뷰를 쓸 때가 다가오니 다시 멜랑콜릭해지네요

 

아마 9일차부터는 여행기보다는

 

단원들과의 추억회상이 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2016 冬 COOL JAPAN 리포터 8단 윤상필